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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빈둥지 증후군으로 외로웠던 엄마가 다시 가족애를 느끼는 영화

by 밍용콩 2023. 10. 23.

 

빈 둥지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엄마에게 바오가 나타나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엄마는 캐나다로 이민온 중국인입니다. 오래전 이민을 온 중국계 캐나다인 엄마는 아들이 떠난 밤 아들이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립니다. 매일 만두를 빚는 엄마는 오늘도 역시 열심히 만두를 빚습니다. 엄마는 만두를 빚으며 집 떠난 아들을 그리워합니다. 엄마의 외로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는 보통의 가장들처럼 허겁지겁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합니다. 텅 빈 쓸쓸한 집에서 혼자 만두를 집어드는 순간 만두가 손발이 생겨나더니 아기처럼 웁니다. 만두는 앙증맞은 아기만두로 변신하고 엄마는 만두에게 모성애를 느끼며 지극정성으로 돌봅니다. 밥도 먹여주고 시장에 가서 장도 보고 맛있는 것들도 사 먹으며 함께라서 행복하고 외롭지 않은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점점 성장한 만두는 엄마의 품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합니다. 축구하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달려가지만 엄마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만두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엄마의 지나친 간섭에 화가 난 만두는 좋아하는 빵도 먹지 않고 엄마에게 냉랭하게 대합니다. 방문에 접근금지 종이를 붙여놓고 보란 듯이 몸에 안 좋은 음료수와 과자만 먹고 놀기만 합니다. 엄마는 만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차려냅니다. 하지만 만두는 엄마를 못 본 체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러 나갑니다. 서운한 엄마는 마음을 풀 곳이 없어 차려낸 음식을 먹으며 풀어냅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엄마를 떠나려는 바오

그때 만두가 금발의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엄마에게 소개시켜줍니다. 그러나 사실 만두는 짐을 챙기러 온 것이었습니다. 만두는 여자친구와 살겠다고 집을 나갑니다. 엄마는 너무 당황해서 같이 따라나서서 말려보지만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나려는 만두의 결심은 확고하고 단단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도 너무 화가 나고 삐뚤어져가는 만두를 포기할 수 없었죠. 엄마는 그런 만두를 필사적으로 막다가 그만 먹어버립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엄마는 오열을 합니다. 이제 만두가 없는 세상에 혼자 살아야 하는 슬픔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납니다. 그런 엄마를 본 아빠는 엄마가 너무 안쓰러웠는지 누군가를 데려옵니다. 아빠가 데려온 사람은 다름 아닌 집 나간 아들이었습니다. 사실 만두는 친아들과의 그동안의 일들 투영된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축구를 못하게 해 화가 나 엄마가 사준 빵을 거부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엄마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어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들고 옵니다. 아들은 엄마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게 됩니다. 지난날 엄마가 해준 모든 것들을 거부한 것에 대한 죄송함, 그리고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만의 방식대로만 사랑을 주었던 엄마의 미안함이 뒤섞여 두 사람은 빵을 먹는 내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오스카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영화상 수상한 바오

바오는 러닝타임은 7분이고 2018년에 인크레더블2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된 영화입니다. 시도미 감독이 만들었으며 디즈니픽사의 최초의 동양인 여성감독이라고 합니다. 바오는 디즈니 픽사 단편애니메이션으로 빈 둥지 증후군을 다룬 영화로 2019년 오스카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영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마디의 대사도 나오지 않는데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영화입니다. 빈 둥지 증후군이란 아기 새처럼 품어서 키우던 자녀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 독립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슬픔, 외로움 내 역할이 없어진 것 같은 감정이 파도같이 밀려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오는 이 모든 감정을 단 3분 만에 표현해 낸 대단한 작품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독립이란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를 떠나 자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떠난 자식뿐만 아니라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 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상실감이나 우울감이 아닌 내 삶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의 삶을 존중해 주며 살아갈 때 비로소 서로 진정한 독립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빈 둥지 증후군을 극복하고 서로 더 단단해진 바오의 가족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바오는 짧은 단편이지만 감동과 긴 여운이 남는 영화이며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